봄하루 배우고, 떠나는 곳

단독 사령관직을 사양한 사람 — 점괘는 정말 불길했을까

고대사 조회 15

기원전 400년, 흑해 연안의 그리스 용병 1만 명에게 누군가 최고의 자리를 내밀었어요. "당신이 우리 모두를 이끄는 단독 총사령관이 되어 달라" — 아테네 사람 크세노폰(Xenophon)을 향한 제안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거절했어요. 이유는 신에게 바친 희생제의 점괘가 불길했다는 것이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그 점괘를 들...

버섯과 깃털, 그리고 한 사료의 침묵 — 클라우디우스 독살의 밤

고대사 조회 18

서기 54년 가을, 팔라티움 위로 이상한 고요가 내려앉아 있었어요. 64세의 클라우디우스(Claudius)는 여름 내내 몸이 좋지 않았습니다. 며칠 전 저녁 식탁에서 술이 좀 들어가자, 그는 친구에게 혼잣말처럼 이렇게 말했다고 해요 — "아내들이 내 운명이로구나. 한 번은 그녀들을 처벌하고, 한 번은 그녀들에게 처벌받고."...

만 명으로 떠나 사트라프 앞에서 끝나다 — 그리스 용병의 마지막 거래

고대사 조회 16

만 명이 출발했고, 그보다 적은 수가 살아 돌아왔어요. 페르시아 깊은 곳 쿠낙사에서 고용주를 잃고, 산을 넘고 눈밭을 건너 흑해까지 후퇴한 그리스 용병들이 마침내 비잔티움의 성문 앞에 섰습니다. 그러나 그곳에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휴식이 아니었어요. 이 7권은 『아나바시스』의 마지막 권이에요. 갈 곳도 급여도 없는 표류 용병...

찬물 속의 독 — 검사관이 끝내 막지 못한 한 모금

고대사 조회 16

서기 55년 2월, 로마 팔라티움의 한 만찬장에서 열네 살 생일을 하루 앞둔 소년이 음료 한 모금을 마시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어요. 소년의 이름은 브리타니쿠스(Britannicus). 죽은 황제 클라우디우스의 친아들이자, 혈통으로 따지면 제국의 정당한 후계자였습니다. 그를 죽인 것은 음식 검사관이 미처 손대지 못한 한 점...

황금 식탁 앞의 검소한 소년 — 그리스 역사가가 그린 고레스의 어린 시절

고대사 조회 15

그런 아이가 어느 날,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궁정으로 들어섰어요. 외할아버지가 다스리던 메디아의 왕궁이었죠. 흥미로운 건, 그리스의 크세노폰(Xenophon)이 『키루스의 교육』(Cyropaedia)에 그린 이 소년의 어린 시절이, 같은 그리스의 헤로도토스가 그린 키루스의 어린 시절과 정반대라는 점이에요. 한쪽은 사랑받은 왕...

타키투스가 침묵한 그해 — AD 58년 유대 총독 벨릭스의 폭정

고대사 조회 14

같은 해를 세 명의 역사가가 적었는데, 셋 다 서로 다른 도시만 봤다면 어떻게 될까요. AD 58년이 바로 그런 해예요. 타키투스(Tacitus)는 로마 궁정만 봤고, 요세푸스(Josephus)는 유대만 봤고, 누가(Luke)는 한 사도만 따라갔습니다. 타키투스는 Ann. 13.45에서 포파이아의 모든 자질을 셉니다 — 가문...

출신이 아니라 공로로 — 그리스 역사가가 그린 고레스의 군대 개혁

고대사 조회 16

기원전 6세기, 한 젊은 지휘관이 자기 군대의 셈을 다시 들여다보고 있었어요. 적은 자기들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보통의 장수라면 더 많은 병사를 끌어모으려 했겠죠. 그런데 이 젊은이는 다른 답을 골랐어요 — 수가 모자라면 질을 끌어올리면 된다고요. 키루스는 페르시아 원군을 이끌고 외삼촌 키악사레스의 진영에 막 도착한 참이었어...

자궁을 쳐라" — 아들이 보낸 칼 앞에서 황제의 어머니가 남긴 세 단어

고대사 조회 16

서기 59년 봄, 나폴리 만의 휴양지 바이아(Baiae)에서 한 어머니와 아들이 오랜 반목을 끝내자며 끌어안았어요. 만찬은 따뜻했고, 아들은 어머니를 선창까지 배웅하며 눈과 가슴에 오래 입을 맞췄습니다. 그런데 그 마지막 포옹은 사실 정교하게 설계된 살해의 서막이었어요. 타키투스(Tacitus)의 『연대기』(Annales)...

칼이 아니라 물음으로 — 그리스 역사가가 그린 고레스의 아르메니아 재판

고대사 조회 14

정복자가 사로잡은 적의 왕을 어떻게 다룰까요? 보통은 본보기로 베어 버립니다. 의무를 어긴 봉신을 처형해 다른 신하들에게 두려움을 심는 것 — 그게 고대 정복의 문법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정복자는 칼 대신 물음을 골랐습니다. 처형장이 되었어야 할 자리를 법정으로 바꾸어 놓았죠. 산속의 아침은 차가웠어요. 아르메니아 왕은 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