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마저 연회처럼 — 우아함의 심판관 페트로니우스가 네로에게 남긴 마지막 평결
서기 65년에서 66년으로 넘어가는 로마, 네로의 숙청은 멈출 줄 몰랐어요. 피소 음모가 발각된 뒤 원로원 귀족들이 줄줄이 자살을 강요받던 그 무거운 계절에, 한 사람만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죽었습니다. 울지도, 황제에게 아첨하지도, 철학을 읊지도 않았어요. 그는 죽음마저 평소의 저녁 식사처럼 치렀습니다. 타키투스(Tacit...
서기 65년에서 66년으로 넘어가는 로마, 네로의 숙청은 멈출 줄 몰랐어요. 피소 음모가 발각된 뒤 원로원 귀족들이 줄줄이 자살을 강요받던 그 무거운 계절에, 한 사람만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죽었습니다. 울지도, 황제에게 아첨하지도, 철학을 읊지도 않았어요. 그는 죽음마저 평소의 저녁 식사처럼 치렀습니다. 타키투스(Tacit...
제국이 가장 컸던 그날, 키루스(=고레스)는 자신이 곧 작아지리라는 것을 알았어요. 키루스는 페르시아의 옛 도성에 돌아와 있었어요. 바빌론의 황금 궁도, 메디아의 비단도, 사르디스의 보고도 이제 모두 그의 것이었습니다. 동쪽 인더스의 강변에서 서쪽 에게해의 도시들까지, 사람의 말로 헤아릴 수 있는 거의 모든 땅이 그의 이름...
서기 66년 여름의 어느 오후, 로마의 한 정원에서 늙은 원로원 의원이 분수 옆에 무릎을 꿇었어요. 방금 자기 손목에서 흘러나온 피를 손바닥에 받아 대리석 바닥에 뿌리며 한 문장을 말했습니다 — libate Liberi Patri sanguinem, "자유의 신께 이 피를 헌주하라." 그러고는 고개를 들어 곁에 선 젊은 사위...
서기 19년 10월, 시리아의 수도 안티오키아(Antioch)의 한 침상 위에서 서른세 살의 로마 황자가 죽어가고 있었어요. 전쟁터에서 칼에 쓰러진 것도, 적의 매복에 당한 것도 아니었습니다. 그를 무너뜨린 건 자기 집안에서 누군가 탄 독이었어요. 그의 이름은 게르마니쿠스(Germanicus). 로마 대중이 가장 사랑한 황자...
서기 19년 가을, 로마의 한 원로원 의원이 황제에게 사사로운 민원 하나를 들고 갑니다. 그의 아내가 사기를 당했다는, 지극히 개인적인 사건이었어요. 로마법으로 풀면 그저 민사 사기였습니다. 그런데 황제 티베리우스(Tiberius)는 이 한 건의 사기를 전혀 다른 방식으로 풀어버려요. 원로원 칙령이 내려졌고, 해방노예 4,0...
서기 20년, 한 재판이 로마를 사로잡았어요. 게르마니쿠스(Germanicus)를 독살했다는 혐의로 시리아 총독 피소가 원로원 법정에 섰습니다. 그런데 이 재판이 오늘날 세계 고전학에서 특별한 이유는, 우리가 같은 사건을 두 번 읽을 수 있기 때문이에요. 한 번은 타키투스(Tacitus)의 문장으로 — 서기 115년경, 은퇴...
아우구스투스(Augustus)의 유일한 친딸이 남이탈리아의 작은 해안 마을에서 굶어 죽었다는 기록은, 타키투스(Tacitus)에서 단 네 줄이에요. 『연대기』(Annales) 3.24. 제국을 세운 사람의 외동딸인데 말이죠. 그런데 이 짧음이 실수가 아니에요. 그건 의도된 침묵이었습니다. 타키투스에게는 기록의 부재가 곧 기록...
서기 23년, 로마의 한 저택에서 황제의 친아들이 위장 통증을 호소하며 드러누웠어요. 며칠 뒤 그는 숨을 거뒀고, 로마는 슬퍼했고, 원로원은 장례를 준비했습니다. 공식 발표는 간결했어요 — 만성 질환, 점진적 쇠약, 자연의 순리. 그렇게 모두가 이 죽음을 "자연사"로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그게 거짓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기까지...
원로원 결의로 책이 불태워진 날, 그 책의 저자는 이미 닷새째 음식을 입에 대지 않고 있었어요. 서기 25년 로마, 조영관(造營官)들이 공공 광장 한 귀퉁이에 나무를 쌓고 두루마리들을 차례로 태우는 동안, 저자는 자기 집 침상에 누워 숨만 쉬고 있었습니다. 그의 죄목은 단 한 줄이었어요. 그는 브루투스를 찬양했고, 카시우스를...
서기 26년, 한 황제가 로마를 떠났어요. 그는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11년 뒤 그의 시신이 카프리 섬에서 본토로 옮겨질 때까지, 로마의 원로원은 그를 두 번 다시 보지 못했어요. 타키투스는 황제의 은둔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아요. 공식 이유는 건강, 그리고 점성술사 트라실루스(Thrasyllus)의 조언이었지만, 타키투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