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의 왕좌를 두 걸음 앞에 두고 죽다 — 그리스 용병 1만 명을 페르시아 한복판에 버린 쿠낙사 전투
기원전 401년, 만 명이 넘는 그리스 용병이 자기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페르시아 제국의 심장부를 향해 행군했어요. 그들을 고용한 사람은 페르시아 왕의 친동생이었고, 진짜 목적은 형의 왕좌를 빼앗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그 목적을 병사들에게는 끝까지 숨겼죠. 흥미로운 건, 이 원정을 기록한 사람이 바로 그 군대 안에 있...
기원전 401년, 만 명이 넘는 그리스 용병이 자기들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페르시아 제국의 심장부를 향해 행군했어요. 그들을 고용한 사람은 페르시아 왕의 친동생이었고, 진짜 목적은 형의 왕좌를 빼앗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그 목적을 병사들에게는 끝까지 숨겼죠. 흥미로운 건, 이 원정을 기록한 사람이 바로 그 군대 안에 있...
서기 14년 9월, 로마 원로원에서 한 노인이 일어나 "나는 이 짐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라고 말했어요. 그런데 그가 말을 마쳤을 때, 그는 이미 제국의 모든 권력을 손에 쥐고 있었습니다. 맡지 않겠다고 말하면서 맡은 거예요. 타키투스는 『연대기』를 펼치는 첫 문장에서 독자와 계약 한 줄을 적어요. 공화정의 기억과 1인 지배...
전투에서 이긴 군대가 정작 갈 곳을 잃는 일이 있어요. 쿠낙사의 들판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만 명의 그리스 용병은 자기 날개에서 페르시아군을 깨끗이 격퇴했지만, 그들을 메소포타미아 한복판까지 끌고 온 사람 — 형의 왕좌를 노리던 소(小)키루스 — 가 그 무모한 돌격에서 죽었거든요. 고용주가 사라지자 원정의 명분이 통째로 증발...
서기 9년, 로마는 게르마니아의 숲에서 군단 셋을 잃었어요. 그리고 6년 동안, 그 숲에는 아무도 가지 않았습니다. 서기 15년 가을, 한 로마 장군이 그 땅을 다시 밟아요. 거기서 그가 본 것을, 타키투스(Tacitus)는 『연대기』(Annales) 1.61에 한 문장으로 박아 둡니다 — medio campi albenti...
서기 48년 가을, 로마 제국의 황제는 멀쩡히 살아 있었어요. 그런데 그 황제의 아내가 다른 남자와 정식 결혼식을 올렸습니다. 베일을 쓰고, 혼인 계약서에 서명하고, 공증인을 세우고, 로마 귀족 손님을 초대한 진짜 결혼식이었어요. 이 이야기를 전한 사람은 냉정하기로 유명한 역사가 타키투스(Tacitus)인데, 그조차 이 대목...
기원전 401년의 어느 가을밤, 만 명의 그리스 용병이 적지 한복판에서 잠들지 못했어요. 그날 낮에 그들의 장군 다섯이 한꺼번에 목숨을 잃었거든요. 머리를 잃은 군대였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절망에서 가장 먼저 일어선 사람이 장군도, 부대장도 아니었다는 점이에요. 친구의 권유로 따라나선 구경꾼에 가까운 종군자, 아테네 사람...
같은 연설을 두 번 읽을 수 있다면 어떨까요. 한 번은 위대한 역사가의 문장으로, 또 한 번은 그 연설을 실제로 한 사람이 직접 새긴 원문으로요. 고대사에서 이런 일은 거의 일어나지 않습니다. 연설은 휘발되고, 우리에게는 보통 후대 역사가가 정리한 판본 하나만 남거든요. 그런데 클라우디우스(Claudius) 황제의 서기 48...
서양 역사를 통틀어 가장 유명한 함성 중 하나가 기원전 400년 겨울, 한 눈 덮인 봉우리 위에서 터졌어요. "바다다! 바다다!" 그리스어로 Θάλαττα, θάλαττα. 만 명의 사내가 한꺼번에 같은 말을 외치며 울었습니다. 그런데 이 함성을 제대로 음미하려면, 그 앞에 무엇이 있었는지를 먼저 알아야 해요. 고용주는 전사...
서기 48년 가을, 로마 황실에는 황후의 자리가 비어 있었어요. 한 달 전 클라우디우스(Claudius)의 세 번째 아내 메살리나가 처형됐고, 그녀의 이름은 원로원 결의로 공공장소에서 긁혀 나갔습니다. 그런데 정작 황제 본인은 그 빈자리를 채울 생각이 없어 보였어요. 쉰여덟의 노황제, 같은 해에 두 번이나 사랑에 배신당한 사...
기원전 400년, 그리스 용병 1만 명이 마침내 바다에 닿았어요. 페르시아 깊은 곳에서 고용주를 잃고, 산을 넘고 눈밭을 건너 흑해까지 후퇴한 사람들이었습니다. "탈라타! 탈라타!"(바다다!) — 산정에서 그렇게 외치며 끌어안고 울었던 만 명이었죠. 그런데 흥미로운 건, 바다가 끝이 아니었다는 점이에요. 발밑의 물은 분명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