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하루 배우고, 떠나는 곳

로마가 키운 반역자 — 라인강의 외눈 장교가 세운 '제2의 로마'

고대사 조회 15

서기 69년, 로마는 한 해에 황제를 넷이나 갈아치우고 있었어요. '네 황제의 해'라 불리는 그 혼란의 한복판에서, 정작 가장 위험한 반란은 로마 한복판이 아니라 제국의 끝자락 라인강 삼각주에서 자라고 있었습니다. 그 반란을 일으킨 사람은 야만족 추장이 아니었어요. 라틴어 이름을 쓰고, 로마 시민권을 가졌고, 로마 보조군에서...

황제의 침으로 눈을 뜬 맹인 — 회의적인 로마 사가가 끝내 지우지 못한 증언

고대사 조회 19

서기 70년 봄, 알렉산드리아에서 한 60세 황제가 맹인의 눈에 자기 침을 발랐다는 이야기가 있어요. 황제는 농민 출신이었고, 기적을 의심하는 성격이었고, 처음엔 거부했습니다. 그런데도 시력이 돌아왔다는 증언이 남았어요. 더 흥미로운 건 이 이야기를 전한 사람이 누구냐는 거예요. 신앙심 깊은 사제도, 황제에게 아첨하려는 신하...

다섯 줄에 담은 멸망 — 타키투스가 한 동사에 실어 보낸 예루살렘의 운명

고대사 조회 15

같은 일주일을, 같은 두 사내의 작별을, 같은 유대 해안의 봄 햇살을 두 역사가가 기록했어요. 한 사람은 마흔 단락을 썼고, 다른 한 사람은 다섯 줄을 썼습니다. 마흔 단락을 쓴 사람은 요세푸스예요 — 그는 거기 있었거든요. 다섯 줄을 쓴 사람은 타키투스(Tacitus)인데, 그는 거기 없었습니다. 그런데 그 다섯 줄, 정확...

성전이 무너진 날 — AD 70년 예루살렘 포위와 로마의 승리

고대사 조회 15

서기 70년 봄, 한 도시가 안에서부터 죽어가고 있었어요. 예루살렘은 세 파벌의 내전으로 쪼개져 매일 유대인이 유대인을 죽이고 있었고, 성벽 바깥에는 다섯 군단의 로마군이 포위선을 좁혀 오고 있었습니다. 그 여름이 끝나기 전, 헤롯이 46년에 걸쳐 증축한 거대한 성전은 잿더미가 되었어요. 유월절이 끝난 직후, AD 70년 4...

위대한 사가의 눈먼 자리 — 타키투스가 유대 민족을 쓴 방식

고대사 조회 16

서기 100년경의 어느 겨울 저녁, 로마의 한 서재에서 코르넬리우스 타키투스(Cornelius Tacitus, AD 56경-120경)가 펜을 내려놓았어요. 그 앞에는 막 끝낸 『역사』 5권의 초고가 놓여 있었습니다. 예루살렘 성벽 앞의 티투스, 다섯 군단, 세 파벌의 지도자. 그런데 그 포위 서사로 들어가기 전에, 그는 유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