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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아름다운 포로를 "그래서 보지 않겠다"고 한 정복자 — 자기를 다스리는 자가 남을 다스린다

전리품 가운데 가장 빛나는 것은 한 여인이었어요. 그리고 정복자는, 바로 그래서 그녀를 보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기이하게 들리죠. 보통의 정복 이야기라면 가장 아름다운 포로는 승자의 차지가 되니까요. 그런데 크세노폰(Xenophon)의 키루스(Cyrus)는 정반대로 움직입니다. 그는 자신이 약한 사람임을, 아니 모든 사람이...

2026년 5월 30일 크세노폰 『키루스의 교육』 읽기 조회 1

전리품 가운데 가장 빛나는 것은 한 여인이었어요. 그리고 정복자는, 바로 그래서 그녀를 보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기이하게 들리죠. 보통의 정복 이야기라면 가장 아름다운 포로는 승자의 차지가 되니까요. 그런데 크세노폰(Xenophon)의 키루스(Cyrus)는 정반대로 움직입니다. 그는 자신이 약한 사람임을, 아니 모든 사람이 그렇게 약하다는 것을 알았기에, 차라리 위험의 입구를 막아 버려요.

이 권은 칼이 아니라 절제(sōphrosynē)로 사람을 얻는 이야기예요. 보지 않은 절제, 거세당한 자를 손님으로 맞은 관후, 위기의 동맹에게 달려간 신의 — 그 모든 것이 단 한 문장에서 흘러나옵니다. "남을 다스리기에 앞서 나 자신을 다스린다"는 문장이에요.

그래서 보지 않겠다

아시리아 진영을 약탈한 밤, 메디아 병사들은 천막마다 금잔과 비단, 향유 단지를 끌어냈어요. 그러나 그들이 가장 자랑스럽게 여긴 노획품은 그 어떤 보물도 아니었습니다. 한 천막 깊은 곳에서 발견한 절세의 미녀, 수사(Susa)의 왕 아브라다타스(Abradatas)의 아내 판테아(Panthea)였어요. 남편은 동맹을 청하러 멀리 떠나 있었고, 그 부재의 틈에 그녀는 포로가 되었습니다. 병사들은 이만한 선물이라면 마땅히 총사령관에게 바쳐야 한다고 뜻을 모았어요(Cyr. 5.1).

소식이 천막에 닿았을 때, 키루스는 고개를 들지 않았습니다. 가장 아름다운 여인이라고 했느냐, 한번 보시면 — 부하들의 말에 그는 짧게 답했어요. "바로 그래서 보지 않겠다."

부하들은 어리둥절했죠. 키루스가 천천히 말을 이었습니다. 한 번 그런 얼굴을 마음에 들이면, 그 얼굴이 다시 자신을 부를 것이고, 그러면 일도 잠도 잊은 채 그 천막 앞을 서성이게 되리라고요. 그래서 그는 판테아를 자기 처소에 들이지 않고, 그녀의 보호를 어릴 적부터의 동무인 메디아 사람 아라스파스(Araspas)에게 맡겼어요(Cyr. 5.1).

불 옆에 손을 두어도 데지 않는다던 사내

아라스파스는 명령을 듣고 빙긋 웃었어요. 그러고는 농담 섞인 어조로 물었습니다. 자네는 어찌 그 여인을 보는 것조차 두려워하는가, 사랑이란 본디 의지의 문제이니 마음만 다잡으면 누구든 자제할 수 있는 법, 불 옆에 손을 두어도 데지 않을 수 있다고요. 손을 어떻게 두느냐의 문제일 뿐이라면서요.

키루스는 그 말에 길게 답하지 않았어요. 다만 불에 너무 가까이 손을 두는 자는 결국 데고 만다고, 그리고 사랑은 불보다 더 은밀하게 타오른다고만 했습니다. 아라스파스는 웃으며 물러갔어요. 그는 자신만만했죠. 그날부터 그는 판테아의 천막을 지켰고, 매일 그 곁에 머물렀습니다. 자신의 말을 증명하기 위해서였어요. 그러나 호언장담이란 종종, 무너지기 직전에 가장 큰 소리를 내는 법입니다.

이 복선은 다음 권에서 정확히 회수돼요. 불은 끝내 그의 손을 데우고, 아라스파스는 자기 말이 산산이 부서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지금은 아직, 그가 가장 큰 소리로 호언하던 순간일 뿐이에요.

거세당한 자를 손님으로 맞다

전쟁은 키루스가 한 번도 칼을 겨누지 않은 사람들까지 그에게로 모으고 있었어요. 아시리아의 새 왕은 의심이 많고 잔혹한 인물이었고, 그 폭정에 가장 깊이 베인 자들이 하나둘 키루스에게로 흘러들었습니다. 먼저 온 이는 노귀족 고브리아스(Gobryas)였어요. 그는 사냥터에서 외아들을 잃었습니다 — 젊은이가 멧돼지를 먼저 찔렀다는 이유만으로, 시기에 사로잡힌 왕이 창을 돌려 그 아들을 죽인 것이었죠. 고브리아스는 복수만을 품고 귀순하여 자기 영지를 통하는 진군의 길을 열었어요(Cyr. 5.2).

그 뒤를 이어 온 사람의 사연은 더 깊었습니다. 아시리아의 귀족 가다타스(Gadatas)였어요. 한때 왕의 총애를 받던 자였으나, 어느 잔치에서 왕의 애첩이 그의 잘생긴 얼굴을 칭찬한 것이 화근이었습니다. 질투에 눈먼 왕은 죄 없는 그를 붙잡아 거세했어요. 사내로서의 미래도, 가문을 이을 후사도 그날 모두 끊겼습니다. 가다타스는 침묵 속에서 복수를 갈았고, 마침내 자기 요새의 성문을 키루스에게 열고 길잡이가 되기를 자청했어요(Cyr. 5.3).

키루스는 그를 손님처럼 맞았습니다. 거세당한 자를 향한 세상의 흔한 멸시는 그 천막에 없었어요. 키루스는 다만 그가 입은 부당함을 함께 분노했고, 그의 충심을 신뢰로 갚았습니다. 그 신뢰가 시험받는 데에는 오래 걸리지 않았어요. 가다타스가 자기 요새로 돌아간 사이, 아시리아 왕이 군대를 보내 그를 덮친 것입니다. 성벽이 흔들리고 가다타스의 사람들이 무너지려는 순간, 지평선 너머에서 먼지가 일었어요. 키루스가 친히 군대를 몰아 달려온 것이었죠. 아시리아군은 흩어졌고, 가다타스는 목숨을 건졌습니다(Cyr. 5.3).

자기를 다스리는 자가 남을 다스린다

그날 밤, 구원받은 가다타스는 키루스 앞에 엎드렸어요. 그는 자신을 거세한 왕과, 자신을 살린 이 젊은 정복자를 나란히 떠올렸습니다. 한쪽은 시기로 사람을 망가뜨렸고, 한쪽은 약속을 지키려 위험 속으로 뛰어들었죠. 가다타스가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어요. 어찌하여 당신은 남의 일에 이토록 자신을 던지느냐고. 어찌하여 당신을 따르는 자들은 명령이 아니라 마음으로 따르게 되느냐고요.

키루스의 대답은 길지 않았습니다. 자신은 다른 이를 다스리기에 앞서 자기 자신을 다스리려 애쓸 뿐이라고. 자기 자신조차 다스리지 못하는 자가, 어찌 남을 다스리겠느냐고요.

그 말은 천막 안에 오래 머물렀어요. 판테아를 보지 않은 절제도, 거세당한 자를 손님으로 맞은 관후도, 위기의 동맹에게 달려간 신의도 — 모두 그 한 문장에서 흘러나온 것이었습니다. 키루스의 힘은 칼끝에 있지 않았어요. 그가 자기 안의 욕망과 두려움을 먼저 정복했다는 데 있었습니다(Cyr. 5.1). 폭군은 사람을 부수어 적을 만들었고, 키루스는 자기를 다스려 사람을 얻었죠. 휘르카니아(Hyrcania) 같은 부족들이 아시리아를 등지고 그의 깃발 아래로 모여든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었어요(Cyr. 5.4).

무대 위의 진실 — 사실과 교훈을 가르며

여기서 사실과 교훈을 갈라 둘게요. 이 절제의 삽화 — 판테아, 아라스파스, 그리고 거세당한 가다타스 — 는 헤로도토스(Herodotus)에도, 다른 어떤 옛 사료에도 없는, 크세노폰만의 인물들로 빚어진 장면이에요. 그것은 역사의 기록이라기보다, "자기를 다스리는 자가 비로소 남을 다스린다"는 한 가르침을 위해 정성껏 세워진 무대였습니다.

그렇다고 이 권에 역사적 핵이 없는 건 아니에요. 키루스의 세력이 아시리아 영토로 진격하며 메디아와 동맹 부족의 연합이 확대되고, 메디아에서 페르시아로 권력이 옮겨 가는 큰 흐름 — 그건 실제 일어난 일에 가깝습니다. 다만 그 흐름을 판테아와 가다타스라는 개인의 얼굴로 인격화하고, 거기에 절제와 관후라는 도덕의 옷을 입힌 것이 크세노폰의 솜씨예요. 그러니 우리는 두 가지를 함께 들어야 합니다. 동방으로 뻗어 가는 한 제국의 진짜 발걸음과, 그 발걸음을 의로운 군주의 미덕으로 그려 낸 한 그리스인의 이상을요.

진영이 잠든 깊은 밤, 한 천막에는 아직 등불이 꺼지지 않았어요. 판테아의 천막이었습니다. 그 앞을 지키는 아라스파스는, 자신이 처음 호언하던 그 사람과 조금씩 달라지고 있었죠. 손을 불 곁에 두어도 데지 않는다던 사내였지만, 불은 소리 없이 그의 손끝을 데우기 시작했어요. 가장 믿었던 그 위탁이 장차 어떤 시험을 불러올지, 키루스는 아직 알지 못했습니다. 무대 위의 진실은 때로 사실보다 더 오래 사람의 마음에 남는 법이에요.

그 불이 끝내 손을 데고 마는 다음 이야기는, 용서가 실패를 어떻게 쓸모로 바꾸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 6권 (아라스파스 첩자·아브라다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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