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도가 라디안이 되면 — 단위원으로 삼각함수를 완성한다
앞선 글, 오늘의 시작
앞선 글에는 로그가 지수의 역함수임을 배웠다. log₂ 8 = 3은 "2를 몇 번 곱하면 8이 되나?"라는 질문에 답하는 도구였죠.
이 글에서는 방향을 틀어, 중3-글에서 배운 삼각비로 돌아간다. 직각삼각형에서 sin θ = 대변/빗변이었는데, 그 정의에는 결정적인 한계가 있었다. 직각삼각형은 0°보다 크고 90°보다 작은 각도만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그 한계를 넘어선다. 90°를 훌쩍 넘어, 심지어 360°도 넘어서 모든 실수 각도로 sin과 cos를 정의하는 방법을 탐구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각도를 표현하는 완전히 새로운 단위, 라디안을 만나게 됩니다.
360°라는 단위는 어디서 왔을까?
우리는 지금까지 각도를 °(도)로 재어 왔다. 90°는 직각, 180°는 일직선, 360°는 한 바퀴. 이 단위는 편리하지만 수학적으로는 조금 불편한 점이 있다.
왜 하필 360일까? 역사적으로 고대 바빌로니아인들이 1년을 360으로 어림해서 원을 360등분한 데서 비롯됐다. 수학적 필연이 아니라 오랜 관습이다.
수학에서는 원의 성질 자체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단위를 쓰는 것이 훨씬 편리하다. 그것이 바로 호도법이다.
호도법과 라디안의 정의
반지름이 1인 원, 즉 단위원을 그려 본다. 원의 중심 O에서 두 반지름을 그으면 그 사이에 각도 θ가 생긴다. 두 반지름이 원의 둘레 위에서 잘라 내는 곡선 부분이 호이다.
핵심 아이디어: 단위원에서는 호의 길이가 곧 각도이다.
한 바퀴를 돌면 호의 길이는 원주 2π이다(원주 = 2πr, r = 1이니까). 그러므로 360°는 2π 라디안이다.
이 정의에서 모든 게 나온다. 한 바퀴 = 2π, 반 바퀴 = π, 사분의 일 바퀴 = π/2.
도수법 ↔ 호도법 변환
180° = π 라디안이라는 관계 하나만 기억하면 변환은 간단하다.
도수법 → 호도법: 라디안 = 도수 × (π / 180)
호도법 → 도수법: 도수 = 라디안 × (180 / π)
| 도수법 | 호도법 |
|---|---|
| 0° | 0 |
| 30° | π/6 |
| 45° | π/4 |
| 60° | π/3 |
| 90° | π/2 |
| 120° | 2π/3 |
| 180° | π |
| 270° | 3π/2 |
| 360° | 2π |
이 표를 외우려 하지 말고, 180° = π를 기준으로 그때그때 계산하는 습관을 들인다. 135°는? 135 × π/180 = 3π/4이다.
라디안의 진짜 장점은 미적분에서 드러난다. sin x의 도함수가 cos x인 것은 각도를 라디안으로 잴 때만 성립한다. 도수법으로 계산하면 π/180 배 더 붙어야 한다.
일반각 — 360°를 넘어서
중3-글의 삼각비는 0° < θ < 90° 범위에서만 정의됐다. 이제 이 범위를 모든 실수로 확장한다.
좌표평면에 단위원이 있다. x축 양의 방향에서 출발해서 점 P를 반시계 방향으로 움직인다.
- θ = 0: 점 P는 (1, 0)에 있다.
- θ = π/2: 점 P는 (0, 1)에 있다.
- θ = π: 점 P는 (−1, 0)에 있다.
- θ = 3π/2: 점 P는 (0, −1)에 있다.
- θ = 2π: 다시 (1, 0)으로 돌아온다.
이것이 일반각이다. 모든 실수 값을 가질 수 있는 각도이다. 한 바퀴를 초과하거나 음수로도 나타낼 수 있다.
θ = 2π + π/4는 한 바퀴를 돌고 나서 π/4만큼 더 간 것이니, 점 P의 위치는 θ = π/4 일 때와 같다. 시계 방향으로 90° 돌면 θ = −π/2, 이 점은 θ = 3π/2와 같은 위치이다.
이처럼 위치가 같은 각도들이 무한히 많이 있다. 이것들을 통틀어 동위각이라 한다.
단위원에서 sin, cos, tan 재정의
이제 핵심이다. 단위원 위의 점 P가 각도 θ에 대응할 때, 그 점의 좌표로 삼각함수를 정의한다.
이것이 삼각함수 — 단위원 위의 좌표로 정의된 sin·cos·tan이다.
중3-글에서 sin θ = 대변/빗변이었다. 단위원에서 빗변은 항상 1이다. 그러므로 sin θ = 대변/1 = 대변 = y좌표이다. 새 정의가 옛 정의를 포함한다!
사분면별 부호
| 사분면 | 각도 범위 | cos θ (x) | sin θ (y) | tan θ (y/x) |
|---|---|---|---|---|
| 1사분면 | 0 ~ π/2 | + | + | + |
| 2사분면 | π/2 ~ π | − | + | − |
| 3사분면 | π ~ 3π/2 | − | − | + |
| 4사분면 | 3π/2 ~ 2π | + | − | − |
기억법: 1사분면 모두 +, 2사분면 sin만 +, 3사분면 tan만 +, 4사분면 cos만 +
특수각 확인
θ = π/3 (= 60°)일 때 단위원 위의 점은 (1/2, √3/2)이다.
- cos(π/3) = 1/2
- sin(π/3) = √3/2
- tan(π/3) = (√3/2) ÷ (1/2) = √3
중3-글의 삼각비 표와 완전히 일치한다!
피타고라스 항등식
단위원에서 임의의 점 (x, y)는 항상 x² + y² = 1을 만족한다. 따라서:
이것을 피타고라스 항등식이라 한다. 단위원 방정식에서 자동으로 나오는 관계이다.
확인: θ = π/4 (= 45°)일 때 sin²(π/4) + cos²(π/4) = (√2/2)² + (√2/2)² = 1/2 + 1/2 = 1. 일치한다.
해 보기
종이와 자를 준비한다.
해 보기
- 좌표평면에 단위원(반지름 1)을 그린다. x축·y축에 −1, 0, 1을 표시한다.
- θ = 0, π/6, π/4, π/3, π/2, π 에 대응하는 점 P를 각각 표시한다.
- 각 점의 x좌표와 y좌표를 읽어서 cos θ, sin θ 값을 써 본다.
- 표로 만들고 중3-글의 삼각비 표와 비교한다.
말해 보기: "단위원에서 cos θ가 x좌표인 이유와 sin θ가 y좌표가 되는 이유를 말로 정리한다."
조심할 점: 각도를 라디안으로 쓸 때는 π가 포함된 분수 형태(π/3, π/4…)가 정확한 표현이다. 소수 근삿값(1.047…)과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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