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살표 하나로 힘·속도·내적을 한번에 — 벡터의 세계
앞선 글에서 표본으로 모집단을 추정하는 방법을 배웠다. 이제 수학의 마지막 큰 주제로 들어온다.
오늘 만날 개념은 벡터이다. 숫자가 방향을 갖는다는 게 처음엔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힘, 속도, 가속도처럼 여러분이 물리 시간에 이미 만난 것들이 모두 벡터이다. 수학이 현실 세계를 기술하는 핵심 언어를 오늘 배운다.
크기만 있는 수 vs. 방향도 있는 수
"바람이 초속 10m로 불고 있다."
이 문장만 들으면 우산을 어느 쪽으로 기울여야 할지 알 수 없다. "동쪽에서 초속 10m"라고 해야 비를 피할 수 있죠.
이처럼 수에는 두 종류가 있다.
- 스칼라 — 크기만 있고 방향이 없는 양. 온도, 시간, 질량, 넓이.
- 벡터 — 크기와 방향을 모두 가진 양. 힘, 속도, 가속도, 변위.
스칼라는 숫자 하나로 완전히 표현된다. 벡터는 숫자만으로 부족해서 화살표로 나타낸다.
화살표의 길이가 크기, 화살표가 가리키는 방향이 방향이다.
크기가 같아도 방향이 다르면 다른 벡터이다. 이것이 벡터의 핵심이다.
화살표에서 좌표로 — 벡터를 수로 쓰기
화살표는 직관적이지만 계산하기 어렵다. 그래서 벡터를 좌표로 표현한다. 앞선 글에서 배운 좌표평면이 여기서 힘을 발휘한다.
시작점 A에서 끝점 B로 향하는 벡터를 AB→ 또는 a→로 쓰고, 좌표로는 이렇게 나타낸다.
예를 들어 점 A(1, 2)에서 점 B(4, 5)로 향하는 벡터를 구해 본다.
AB→ = (4-1, 5-2) = (3, 3)
벡터의 크기(길이)는 피타고라스 정리로 구한다.
위 예에서 |AB→| = √(3² + 3²) = √18 = 3√2이다.
중요: 벡터는 시작점에 상관없이 이동량이 같으면 같은 벡터이다. A(0,0)→B(3,3)과 A(1,2)→B(4,5)는 둘 다 (3,3)으로 같다. 벡터는 위치가 아니라 이동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벡터의 연산 — 더하고, 빼고, 상수배
벡터끼리 계산할 수 있다. 기하적으로 먼저 이해하고 좌표 계산으로 확인한다.
덧셈 — 평행사변형 법칙
두 벡터 a→와 b→를 더하면 평행사변형 법칙으로 구한다. a→의 끝점에 b→를 이어 붙이면 대각선이 a→ + b→이다.
대수적으로는 각 성분끼리 더한다.
예: a→ = (2, 3), b→ = (4, -1) → a→ + b→ = (6, 2)
뺄셈
예: a→ = (5, 2), b→ = (1, 4) → a→ - b→ = (4, -2)
상수배 — 스칼라 곱
벡터에 실수 k를 곱하면 방향은 유지되고 크기만 변한다.
예: a→ = (3, 1)일 때 3a→ = (9, 3), -2a→ = (-6, -2)
내적 — 두 벡터가 얼마나 같은 방향인가
두 벡터가 만들어 내는 특별한 양이 있다. 결과가 벡터가 아니라 스칼라(수)라는 점이 중요하다.
기하적 정의
직관: 같은 방향(θ = 0°)이면 cosθ = 1로 내적이 최대, 수직(θ = 90°)이면 cosθ = 0으로 내적이 0, 반대 방향(θ = 180°)이면 cosθ = -1로 내적이 음수이다.
대수적 계산
성분끼리 곱해서 더한다. 두 정의는 항상 같은 결과를 준다.
예: a→ = (3, 4), b→ = (1, 2) → a→·b→ = 3×1 + 4×2 = 11
수직 조건과 평행 조건
내적은 두 벡터의 관계를 판별하는 강력한 도구이다.
| 관계 | 조건 | θ |
|---|---|---|
| 수직 ⊥ | a→·b→ = 0 | 90° |
| 평행 ∥ (같은 방향) | a→ = kb→, k > 0 | 0° |
| 평행 ∥ (반대 방향) | a→ = kb→, k < 0 | 180° |
수직 예: a→ = (3, -2), b→ = (2, 3)이면 a→·b→ = 6 + (-6) = 0 → 수직!
평행 예: a→ = (2, 4), b→ = (1, 2)이면 a→ = 2·b→ → 평행!
물리와의 교차 — 힘·속도·일
벡터가 진짜 빛을 발하는 곳은 물리이다.
힘의 합성: 두 사람이 상자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밀 때, 합력은 두 힘 벡터의 합이다.
강물 건너기: 강물 속에서 보트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두 속도 벡터를 합산해야 한다.
일(work): 힘 F→가 물체를 이동 d→만큼 움직일 때 한 일은 W = F→·d→이다. 수직인 힘은 일을 하지 않는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수평으로 걸어갈 때 중력(아래)과 이동(수평)의 내적은 0이므로 중력이 한 일은 0이다.
자주 헷갈리는 점
추가로 자주 헷갈리는 점을 정리한다.
- "벡터는 항상 원점에서 시작": 가장 흔한 오개념이다. 벡터는 이동량을 나타내므로 어디서 시작하든 성분이 같으면 같은 벡터이다. 위치벡터(원점에서 시작)는 앞선 글에서 별도로 소개한다.
- "a→·b→ = 0이면 한쪽이 영벡터": 수직이어도 내적이 0이다. a→ ⊥ b→이면 a→·b→ = 0이지만, 영벡터 없이도 성립한다.
- 수직·평행 조건 혼동: 내적 = 0은 수직, 상수배 관계는 평행이다. 표로 명확히 구분해 둔다.
벡터 핵심 정리
- 벡터는 크기 + 방향을 모두 가진 양이다. 스칼라(크기만)와 구별한다.
- 벡터 a→ = (a₁, a₂)의 크기: |a→| = √(a₁² + a₂²)
- 덧셈·뺄셈: 성분별 계산. 덧셈은 평행사변형 법칙으로 기하적으로도 확인.
- 내적 a→·b→ = a₁b₁ + a₂b₂ = |a→||b→|cosθ → 결과는 스칼라
- a→·b→ = 0 → 수직 ⊥ / a→ = kb→ → 평행 ∥
주요 개념
| 낱말 | 뜻 |
|---|---|
| 스칼라 | 크기만 있고 방향이 없는 양. 온도·시간·질량 등 |
| 벡터 | 크기와 방향을 모두 가진 양. 화살표로 나타냄 |
| 크기 | 벡터의 길이. |a→| = √(a₁² + a₂²) |
| 영벡터 | 크기가 0인 벡터. 0→ = (0, 0) |
| 상수배 | 벡터에 실수 k를 곱한 것. k·a→ = (ka₁, ka₂) |
| 평행사변형 법칙 | 두 벡터를 이웃한 두 변으로 놓을 때 대각선이 합벡터가 되는 법칙 |
| 내적 | a→·b→ = |a→||b→|cosθ = a₁b₁ + a₂b₂. 결과는 스칼라 |
| 수직 조건 | 두 벡터가 직각을 이룰 조건. a→·b→ = 0 |
| 평행 조건 | 한 벡터가 다른 벡터의 상수배일 조건. a→ = 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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