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수증기가 차가운 자리를 만나 다시 물로 돌아오는 응결을 다뤘어요. 얼음·물·수증기는 모습만 셋이지 모두 같은 물이고, 모습이 바뀌어도 사라지지 않았지요.
이번 글부터는 서로 다른 두 물질이 함께 있는 변화를 살펴봐요. 물에 소금을 넣으면 소금은 사라질까요, 아니면 그대로 있을까요. 또 같은 물에 기름을 넣으면 소금처럼 풀릴까요. 녹는 것과 안 녹는 것을 한 글에서 만나 봐요. 이번 학년에는 실험실 시약을 쓰지 않고 부엌의 식재료로 이야기해요.
오늘의 한 문장
소금은 물에 풀려 보이지 않게 섞이고(용해), 기름은 풀리지 않고 위로 떠 두 층이 돼요. 녹는다는 건 사라진다는 뜻이 아니에요.
이 글은 두 장면을 이어 봐요. 먼저 녹는 것, 그다음 안 녹고 따로 자리 잡는 것이에요.
소금을 넣으면 — 용해
투명한 유리컵에 물을 담고 식용 소금을 한 숟가락 넣어 봐요. 처음에는 소금이 컵 바닥에 흰 알갱이로 보여요. 시간이 지나면 알갱이가 점점 작아지고, 한참 뒤에는 거의 보이지 않아요. 물은 다시 맑아진 것처럼 보여요.
그렇다면 소금은 사라진 걸까요. 그렇지 않아요. 소금은 물 안으로 풀려 들어가 그대로 거기 있고,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게 흩어졌을 뿐이에요. 맑은 물에 손끝을 살짝 묻혀 맛보면 짠맛이 나요. 처음 물에는 없던 짠맛이니, 이는 물 안에 섞여 있는 소금에서 온 거예요. (맛보기는 식용 소금에만 한정해요.)
이처럼 물질이 액체 안으로 풀려 들어가 보이지 않게 섞이는 것을 용해라고 해요. 용해로 만들어진 맑고 하나로 보이는 액체는 용액이에요. 소금이 물에 용해된 맑은 물이 곧 소금물 용액이지요.
눈에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소금이 거기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요. 짠맛이 첫 번째 단서이고, 두 번째 단서는 무게예요. 지난 학년에 다룬 무게 보존을 떠올려 봐요. 같은 물질이라면 모양이 달라져도 무게는 변하지 않았어요. 점토를 공·막대·판으로 바꿔도 양팔 저울은 늘 같은 높이로 멈췄지요. 같은 원리를 용해에도 적용해 봐요.
| 무엇 | 무게 |
|---|---|
| 컵 + 물 + 소금 알갱이 (풀리기 전) | a 그램 |
| 컵 + 소금물 (용해된 뒤) | a 그램 (같음) |
풀리기 전과 한참 뒤의 무게를 재면 같은 값이 나와요. 소금이 정말 사라졌다면 무게가 줄어야 해요. 무게가 그대로라는 것은 소금이 사라지지 않고 물 안에 그대로 있다는 뜻이에요. 다만 보이지 않을 만큼 작게 흩어져 물 곳곳에 퍼져 있을 뿐이지요.
"녹다" — 같은 말, 두 가지 뜻
여기서 한 가지를 짚고 가요. 한국어에서는 "얼음이 녹는다"와 "소금이 물에 녹는다"를 모두 "녹다"라고 말하지만, 두 경우는 사실 서로 다른 변화예요.
| 같은 말 "녹다" | 지난 학년 (따뜻해질 때) | 이번 글 (물에 넣을 때) |
|---|---|---|
| 무엇이 | 고체 하나 (얼음) | 고체 + 액체 둘 (소금 + 물) |
| 어떻게 | 따뜻해져 모습이 바뀜 (상태 변화) | 물 안으로 풀려 보이지 않음 (용해) |
| 결과 | 액체 (물) | 용액 (투명한 소금물) |
이번 글에서 만난 용해는 이 가운데 두 번째, 물질이 액체에 풀려 들어가는 경우예요. 얼음이 녹는 것과 소금이 녹는 것은 같은 단어를 쓰지만 다른 현상이라는 점을 구분해 두면 좋아요.
녹는 것과 안 녹는 것
모든 물질이 물에 녹는 것은 아니에요. 같은 컵에 같은 양의 물을 담고 소금·설탕·모래를 한 숟가락씩 넣으면, 같은 조건에서도 결과가 갈려요.
| 무엇 | 어떻게 되나 | 결과 |
|---|---|---|
| 🧂 소금 | 작아지다 보이지 않음 | 투명한 용액 (용해됨) |
| 🍬 설탕 | 작아지다 보이지 않음 | 투명한 용액 (용해됨) |
| 🏖 모래 | 바닥에 그대로 남음 | 섞이지 않음 (용해 안 됨) |
소금과 설탕은 물에 녹아 투명한 용액이 돼요. 반면 모래는 바닥에 그대로 남고, 휘저으면 잠깐 흐려졌다가 다시 가라앉을 뿐 녹지 않아요. 돌이나 쇠도 마찬가지로 물에 녹지 않아요. 그리고 안 녹는 것 가운데 하나가 바로 기름이에요. 그런데 기름은 모래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안 녹아요.
기름은 안 녹고 두 층이 돼요
투명한 유리병에 물을 반쯤 담고 식용유를 한 숟가락 넣어 봐요. 기름은 물 안으로 풀리지 않고 그대로 위로 올라가 모여요. 소금처럼 작아져 보이지 않게 되는 일도 없어요. 위에는 노란 기름, 아래는 맑은 물. 위아래 두 칸이 또렷이 보여요.
이렇게 위아래로 나뉜 한 칸을 층이라고 해요. 위에 있는 기름이 위층, 아래에 있는 물이 아래층이고, 두 층 사이에는 가는 경계선이 깔끔하게 생겨요. 소금물은 하나로 섞여 투명한 용액이 됐지만, 물과 기름은 하나로 섞이지 않고 두 층으로 따로 있어요.
그렇다면 세게 흔들면 섞일까요. 병을 손으로 막고 흔들면 기름과 물이 잠시 뒤섞이고, 작은 기름 방울이 물 안에 흩어져 흐릿하게 보여요. 하지만 흔들기를 멈추고 조금 기다리면 작은 방울들이 다시 위로 올라가 한 덩어리로 합쳐져요. 위층 기름·아래층 물 두 층이 처음처럼 돌아오지요.
| 어떻게 했나 | 모습 |
|---|---|
| 가만히 두기 (처음) | 두 층 깔끔히 |
| 세게 흔들기 | 잠시 뒤섞임 (작은 방울) |
| 다시 가만히 두기 | 두 층으로 돌아옴 ⭐ |
기름과 모래는 둘 다 물에 녹지 않지만 결과가 달라요. 기름은 위로 떠 층이 되고, 모래는 아래로 가라앉아요. 모래가 가라앉는 동안 물은 잠시 흐려 보이는데, 이렇게 흐린 상태를 탁하다라고 해요. 작은 모래 알갱이가 물 안에 떠 있기 때문이에요. 조금 기다리면 알갱이가 바닥으로 내려가 멈추고 위쪽 물은 다시 맑아져요. 모래도 녹은 것이 아니라, 알갱이가 그대로 바닥에 모인 거예요.
| 같은 "안 녹는다" | 🫒 기름 | 🏖 모래 |
|---|---|---|
| 무엇이? | 액체 (기름) | 고체 (모래) |
| 어디로? | 위로 (떠오름) | 아래로 (가라앉음) |
| 모습은? | 두 층 | 탁함 → 가라앉음 |
| 흔들면? | 작은 방울 → 다시 층 | 더 탁함 → 다시 가라앉음 |
여기에 소금까지 더하면, "혼합물"이라는 한 이름 아래 서로 다른 세 모습이 모여요. 여러 물질이 한데 있는 것을 통틀어 혼합물이라고 해요. 소금물도, 물과 기름도, 물과 모래도 모두 혼합물이지만 그 모습은 서로 달라요.
| 무엇 + 무엇 | 어떤 모습 |
|---|---|
| 🧂 소금 + 💧 물 | 용액 — 투명하게 하나처럼 |
| 🫒 기름 + 💧 물 | 층 — 위아래로 따로 |
| 🏖 모래 + 💧 물 | 탁함 → 가라앉음 |
안전 참고. 이번 학년에는 식용 소금·설탕·식초·식용유와 실온 물만 다루고 실험실 시약은 쓰지 않아요. 맛보기는 식용 소금·설탕에만 한정하고, 알갱이가 눈에 들어가지 않게 보호 안경을 쓰면 좋아요. 병을 흔드는 활동은 보호자와 함께, 병을 손으로 잘 막고 절반 이하만 채워서 해요. 관찰에 쓴 식용유·식초는 먹지 않고 버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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