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식의 k는 반응마다 정해진 빠르기 정보를 담는 상수였습니다. 그런데 같은 반응이라도 온도가 조금만 올라가면 속도가 크게 달라집니다. 그 민감함의 정체가 활성화 에너지 Eₐ와 아레니우스 식입니다.
전이 상태와 활성화 에너지 Eₐ
반응물이 생성물이 되려면 결합이 끊기고 새 결합이 생기는 불안정한 순간을 거쳐야 합니다. 그 꼭대기 상태를 전이 상태라 하고, 반응물에서 전이 상태까지 올라가는 데 필요한 에너지가 활성화 에너지 Eₐ입니다.
반응물 → 전이 상태 → 생성물
Eₐ가 클수록 반응은 시작되기 어렵습니다. 반응 좌표 위에서 보면 Eₐ는 반응물에서 솟아오른 언덕의 높이, ΔH는 반응물과 생성물 사이의 수직 높이 차로 구분됩니다. 둘은 비슷해 보여도 전혀 다른 양입니다.
아레니우스 식이 말하는 것
아레니우스 식은 속도 상수 k가 온도 T와 활성화 에너지 Eₐ에 어떻게 의존하는지 한 줄로 보여 줍니다.
k = A e^(−Eₐ/RT)
지수의 어깨에 있는 −Eₐ/RT가 핵심입니다. T가 커지면 음수의 크기가 작아져 k가 커지고, Eₐ가 작아져도 k가 커집니다. A는 충돌 빈도와 방향 가능성을 묶은 빈도 인자, R은 기체 상수 8.314 J/(mol·K)이며, T는 절대온도 K, Eₐ는 J/mol 단위로 넣어야 합니다.
온도가 조금 올라가도 꼬리가 크게 달라진다
입자들의 에너지는 모두 같지 않습니다. 어떤 입자는 평균보다 낮고 어떤 입자는 훨씬 높습니다. 온도가 올라가면 이 분포의 높은 에너지 꼬리 부분이 커지고, Eₐ를 넘는 입자의 비율이 크게 늘어납니다. 그래서 반응 속도가 온도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음식이 냉장고에서는 천천히 상하고 따뜻한 곳에서는 훨씬 빨리 변하는 차이도 같은 원리입니다.
촉매는 길을 낮추지만 ΔH는 그대로
촉매는 반응이 갈 수 있는 다른 경로를 제공해 활성화 에너지를 낮춥니다. 같은 온도에서도 더 많은 입자가 언덕을 넘어 반응 속도가 빨라집니다. 그러나 반응물과 생성물의 처음·끝 높이 차이인 ΔH는 바꾸지 않습니다. 길의 언덕은 낮아졌지만 출발점과 도착점은 그대로입니다.
촉매는 반응의 출발점과 도착점을 바꾸지 않습니다. 따라서 반응 엔탈피 ΔH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그 사이를 넘어가는 길의 높이인 활성화 에너지를 낮춥니다. 촉매가 있어도 생성물이 더 안정해지거나 반응열이 새로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 바뀌는 것 | 바뀌지 않는 것 |
|---|---|
| Eₐ 감소 | ΔH |
| k 증가 | 반응물·생성물의 에너지 차 |
| 도달 속도 증가 | 평형 위치 |
촉매는 정반응과 역반응의 Eₐ를 동시에 낮추므로, 다음 글에서 다룰 평형에서도 평형 위치를 옮기지 않고 도달 속도만 빠르게 한다는 성질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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