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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이나물·호박엿·약소·오징어 — 울릉도 향토 식탁의 모든 것

목숨을 이은 풀에서 관광 명물까지 — 울릉 향토 4미의 탄생 비화

목차

출처: 한국관광공사 / KOGL 1유형 (출처표시)

나리분지 봄 — 산마늘(명이나물) 자생지 초록 물결


400년 무인도였던 섬이 다시 사람을 받아들였을 때, 개척민들은 낯선 땅에서 살아남아야 했습니다. 봄이 와서 돋아난 풀로 겨울 굶주림을 버텼고, 약초를 먹은 소가 특별한 맛을 냈으며, 바다에서 건진 오징어를 바람에 말려 저장했어요. 그 생존의 식탁이 지금은 울릉도 여행의 핵심 경험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울릉 향토 4미 — 명이나물, 호박엿, 약소, 오징어 — 각각의 탄생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울릉 4미 한눈에 보기

식재료 제철 맛·특징 구매처·체험
명이나물 (산마늘) 4~5월 자생 수확 마늘향+파향 동시, 쌉쌀하고 향긋 나리분지 자생지 탐방 / 도동 기념품점 장아찌
호박엿 연중 (가을 수확 호박 원료) 청둥호박 단맛+쌀엿 묵직함 조합 도동항 기념품 가게 200g~1kg 상자 포장
약소 (藥牛) 연중 (출하 두수 제한) 약초 식이 특유 향, 부드러운 육질 도동·저동 향토 음식점 (약소구이·불고기)
오징어 (살오징어) 7~10월 성어기 · 연중 마른오징어 투명한 신선 살, 풍건(風乾) 마른오징어 진한 감칠맛 저동항 덕장 관람 / 도동 식당 생오징어 회·구이

명이나물 — 명(命)을 이은 봄나물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1882년 개척령으로 울릉도에 들어온 정착민들은 가혹한 첫 겨울을 버텨야 했어요. 쌀이 떨어지고 먹을 것이 바닥난 이른 봄, 나리분지 구석에서 뾰족하게 고개를 내미는 초록 잎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산마늘이었어요.

이 나물로 목숨을 이었다('명(命)을 이었다')는 전설에서 '명이나물'이라는 이름이 유래합니다. 식물학 명칭은 산마늘(Allium victorialis)로, 한국·일본·러시아 극동의 냉량 지역에 자생하는 식물이에요. 울릉도 자생군이 특히 크고 맛이 진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서늘하고 안개가 잦은 울릉 기후가 잘 맞았기 때문입니다.

4~5월 나리분지와 성인봉 중턱에 명이나물이 군락을 이루면, 분지 바닥이 온통 초록 물결로 뒤덮입니다. 수확한 잎은 장아찌·쌈·나물 무침 등으로 먹어요. 마늘향과 파향이 동시에 나는 독특한 풍미는 다른 어떤 나물과도 다릅니다. 봄 수확 후 간장·들기름에 절인 명이나물 장아찌는 4계절 내내 도동 기념품 가게에서 살 수 있어요.

나리분지 자생군 채취 물량은 엄격히 제한되며, 탐방 시 자생지를 훼손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합니다.

나리분지 전경 — 성인봉 칼데라 분지 울릉 유일의 평지

출처: 한국관광공사 / KOGL 1유형 (출처표시)

나리분지 — 투막집 민박·개척 정착민 자급 식문화의 터전

나리분지 투막집과 개척 식문화

나리분지에는 1882년 개척 당시부터 이어진 울릉도 전통 나무 가옥 '투막집'이 현존합니다. 통나무를 끼워 올린 방형 구조의 전통 가옥으로, 일부는 오늘날 민박으로 운영되고 있어요. 울릉도 첫 정착민들은 이 투막집 안에서, 나리분지에서 자라는 자생 식물과 해산물을 중심으로 자급 식문화를 만들어 냈습니다. 명이나물·삼나물·섬쑥부쟁이 같은 산채류가 그 핵심이었어요. 지금도 나리분지를 걷다 보면 투막집 담장 너머로 텃밭 채소와 섬 자생 약초가 자라는 풍경을 볼 수 있습니다.


호박엿 — 보관이 곧 생존이었던 시절

울릉도에서 겨울을 나려면 저장 식품이 필수였습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에너지를 낼 수 있는 것이 필요했어요.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 호박엿입니다.

울릉도 재래 청둥호박과 쌀엿 원료를 오랜 시간 고아 만드는 전통 엿이에요. 호박 특유의 단맛과 쌀엿의 묵직한 단맛이 합쳐져 일반 엿과 다른 풍미를 냅니다. 1900년대 초 울릉 개척 정착민이 척박한 환경에서 보관 가능한 저장 식품을 만든 것이 시초예요. 울릉도 청둥호박은 육지 품종과 구분되는 재래종으로, 서늘하고 안개가 잦은 울릉 기후에 적응한 덩굴성 채소입니다.

해방 이후 도동 상가가 형성되면서 기념품화가 시작되었고, 1970년대 이후 관광객이 늘면서 대량 생산 체제로 이행했어요. 지금은 도동항 주변 기념품 가게에서 200g~1kg 상자 포장으로 유통됩니다. 울릉 방문객이 본토에 사 가는 대표 토산물로 자리 잡았고, 울릉 특산 브랜드로 공식 등록된 제품이 여럿 존재해요.


약소 — 섬의 약초가 만든 독특한 맛

울릉도에 소가 처음 들어온 것은 1882년 개척 이후입니다. 초기 입도 이민이 농경용 역축으로 데려온 것이 시초예요. 그런데 척박한 섬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소들이 지천으로 자라는 섬 자생 약초를 먹기 시작했습니다. 참당귀·삼나물·명이나물·섬쑥부쟁이 등 약초를 먹으며 자란 소에게 특별한 풍미가 생겼고, 이것이 울릉 약소의 시작이에요.

약초 식이로 인해 육질이 부드럽고 독특한 향이 배어든다는 것이 약소의 가장 큰 특징입니다. 약소불고기·약소구이·약소육회는 울릉 향토 음식 중 가장 비싼 축에 속해요. 육지 한우보다 사육 조건이 까다롭고 출하 두수가 제한적이라 가격대가 높습니다. '약소'라는 명칭은 1980년대 울릉 관광이 시작되면서 특산물로 홍보하는 과정에서 굳어졌어요. 울릉군에서 울릉 약소를 지역 특산 브랜드로 공식 지정·관리 중입니다.

도동·저동 일대 향토 음식점에서 약소구이나 약소불고기를 먹어 보면, 일반 쇠고기와는 분명히 다른 풀향이 감돕니다. 성인봉 등반이나 나리분지 탐방 후 저동 식당가에서의 저녁 약소구이는 울릉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식사 경험 중 하나예요.


오징어 — 저동 덕장의 풍경이 곧 울릉

죽도 전경 — 울릉도 최대 부속 섬 대나무 군락지

출처: 한국관광공사 / KOGL 1유형 (출처표시)

죽도와 저동 — 오징어 어업·풍건 덕장의 거점

울릉도 인근 동해 청정 해역에서 잡히는 살오징어(Todarodes pacificus)가 울릉 어업의 핵심입니다. 저동항 오징어 덕장에서 바람에 말리는 풍건 오징어 경관은 울릉의 대표적인 어촌 풍경이에요. 건어물을 늘어뜨린 덕장 줄 사이로 바닷바람이 통과하고, 멀리 죽도가 보이는 저동 풍경은 울릉도에 왔다는 실감을 가장 생생하게 주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울릉도에서 오징어 어업이 활성화된 것은 일제강점기 이후로, 일본 어업 자본이 들어오면서 도동·저동 일대 어업 시설이 정비되었어요. 한국전쟁 이후 본격적인 어선 현대화와 함께 울릉 오징어 생산량이 급증했습니다. '울릉 오징어'라는 브랜드는 1990년대 관광객이 늘면서 강화되었으며, 오늘날 저동 어업인 협동조합에서 수매·유통을 담당해요.

마른오징어·오징어 먹물 요리·오징어 순대 등 가공 형태가 다양합니다. 도동·저동 식당에서 신선 생오징어 회와 구이를 낼 때는 투명한 몸통 살이 특징이에요. 울릉도는 한국 살오징어 어획의 주요 거점 중 하나로, 수산업 통계상 경북 오징어 생산량의 상당 부분이 울릉 해역에서 납니다.


봉래폭포 용천수 — 울릉 식품 품질의 원천

봉래폭포 3단 폭포 전경 — 총 낙차 약 30m 울릉 대표 용천수 발원

출처: 한국관광공사 / KOGL 1유형 (출처표시)

봉래폭포 — 울릉 식수·음식 품질의 원천 청정 용천수

울릉 음식 이야기에 물을 빠뜨릴 수 없습니다. 봉래폭포의 발원은 울릉도 지하 용천수예요. 상단에는 울릉도 전역 식수의 상당 부분을 공급하는 취수 시설이 있습니다. 화산암반이 여과한 청정 지하수가 울릉도 수돗물의 기반이고, 이 물이 오징어를 씻고 약소를 다듬고 호박엿을 고는 데 쓰입니다.

봉래폭포 발원 용천수를 수원으로 하는 울릉 수돗물은 화산암반 여과수로 수질이 양호합니다. 단, 나리분지 심부 등 오지 지역에서는 생수를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아요. 도동·저동 편의점에서 생수를 구할 수 있습니다.


홍합밥 — 오징어와 함께 울릉 밥상을 완성하는 한 그릇

울릉도 식탁에서 오징어만큼 자주 보이는 것이 홍합밥입니다. 동해 청정 해역의 홍합을 쌀과 함께 짓는 이 요리는 울릉 현지 식당의 기본 밥상으로 자리 잡았어요. 오징어 어업의 부산물로 잡히는 홍합이 저동·도동 식당가에서 저렴하게 유통되었고, 이것이 울릉 로컬 식문화로 굳어진 거예요. 진한 해물 향과 쫄깃한 홍합이 밥에 배어드는 홍합밥은 약소구이나 생오징어 회와 함께 울릉 밥상의 상징입니다.


산나물 — 성인봉 탐방로의 봄 선물

명이나물 외에도 울릉도에는 삼나물(고사리 종류)·섬쑥부쟁이·참당귀 등 다양한 산나물이 자생합니다. 봄철 성인봉 탐방로와 나리분지 주변을 걷다 보면 탐방로 양옆으로 산나물이 자라는 풍경을 만날 수 있어요. 개척 시대 정착민들의 생존 식재료였던 이 산나물들은 지금도 울릉 향토 음식의 중요한 구성 요소입니다. 도동 식당에서 나오는 산나물 무침 반찬들이 바로 이 울릉 자생 식물에서 나온 거예요.


울릉 식탁에서 기억할 것

울릉도 음식은 '관광 음식'이 아닙니다. 400년 무인도를 깨고 들어온 개척민이 살아남기 위해 만든 것들이 지금의 특산물이 되었어요. 명이나물은 굶주림을 이겨낸 풀이고, 호박엿은 겨울을 넘기기 위한 저장 식품이었으며, 약소는 섬의 약초를 먹고 자란 역축이 만들어 낸 우연이었습니다. 저동 오징어 덕장 풍경은 어업 공동체 100년의 집약이에요. 그 이야기를 알고 먹으면, 울릉 밥상이 달라 보입니다.


출처 및 라이선스

본 페이지는 다음 출처를 활용해 자체 작성한 학습용 여행 가이드입니다:

  • 한국관광공사 / KOGL 1유형 (출처표시) — kogl.or.kr
  • 한국관광공사 대한민국 구석구석 (TourAPI) / KOGL 1유형
  • 해양수산부 / KOGL 1유형
  • 경상북도 울릉군 / 공공데이터 (출처표시)
  • © OpenStreetMap contributors (OD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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