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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NBCC부터 사바주까지 — 코타키나발루 1881-1977 100년사

사라진 도시 제셀턴 — 코타키나발루가 4번 이름 바꾼 100년

목차

코타키나발루 (Kota Kinabalu·亚庇·Yà bì) 란 어떤 도시인가요?

보르네오 북부 말레이시아 사바주(州)의 수도 코타키나발루(KK)는 한국에서 직항으로 약 5~6시간 거리에 있는 열대 항구 도시예요. 남중국해를 향해 서쪽으로 열린 해안, 동쪽으로 동남아시아 최고봉 키나발루산(Mount Kinabalu·4,095m)이 솟은 이 도시는 지리적 조건만큼이나 역사도 극적이에요.

100년이 조금 넘는 시간 동안 이 도시는 네 번이나 이름을 바꿨어요. 가야 타운(Gaya Town)에서 시작해 제셀턴(Jesselton), 그리고 마침내 코타키나발루가 됐죠. 그 과정에서 영국 특허 회사의 식민지 개척, 제2차 세계대전의 폭격, 말레이시아 연방 독립이라는 격동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 있어요.


1. 1881년 5월 1일 — BNBCC, 북보르네오 문을 열다

이 도시의 공식 역사는 1881년 5월 1일 영국 북보르네오 특허회사 (British North Borneo Chartered Company·BNBCC) 설립 에서 시작해요. 당시 영국 왕실 허가를 받은 이 회사는 현재의 사바주 일대를 통치하는 권한을 부여받았고, 로버트 N. 번스(Robert N. Burns)와 트리처(Treacher) 초대 총독 체제로 북보르네오 식민 거점을 정비하기 시작했어요.

연도별 주요 사건 요약:

연도 사건
1881.5.1 BNBCC 설립 (Treacher 초대 총독)
1882 가야 타운 (Pulau Gaya 소규모 정착지) 형성
1899 제셀턴 命名 — Sir Charles Jessel BNBCC 부의장 이름을 딴 항구도시
1900 제셀턴~보포트(Beaufort) 제1 철도 개통
1907 보포트~테놈(Tenom) 연장 (총 134km)
1905 앳킨슨 시계탑 건립 — 지금도 KK 에서 가장 오래 된 건물
1923 Resident Office 증설 (Padang Bandaraya 자리)

1882년 가야섬(Pulau Gaya)에 소규모 정착촌이 들어섰지만 화재와 소요로 인해 거점이 본토 쪽 '제셀턴'으로 이전돼요. 1899년 BNBCC 부의장 찰스 제셀(Sir Charles Jessel)의 이름을 따 항구 마을이 공식 명칭을 얻었고, 남중국해로 향한 목재·열대 산물 수출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어요.


2. 1905년 — 앳킨슨 시계탑, 살아남은 증언

앳킨슨 시계탑 새벽

앳킨슨 시계탑 새벽

1905년에 세워진 앳킨슨 시계탑 (Atkinson Clock Tower) 은 KK 전체에서 BNBCC 시대(1881~1946)를 기억하는 가장 오래된 건물이에요. 높이 25m의 목조 4층 탑으로, 25세의 나이에 말라리아로 세상을 떠난 에드워드 앳킨슨 (Sir Edward Atkinson) 지구장관을 추모하기 위해 지어졌어요.

1942~1945년 연합군 폭격으로 제셀턴의 95%가 파괴됐지만 이 탑만은 살아남았어요. 그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지금도 이 탑은 KK 의 역사적 기억을 홀로 지키는 증언자예요. 시계탑 옆으로는 시그널힐 전망대 (Signal Hill Observatory·Bukit Bendera·370m) 가 이어지며, 운무 없는 날에는 키나발루산 실루엣부터 TARMP 5개 섬까지 한눈에 들어오는 KK 표준 뷰포인트예요.

  • 개방 시간: 09:00~22:00
  • 입장료: 무료
  • 교통: 도심 도보 또는 Grab 차량 (정상부까지 차도 있음, 도보 시 800계단)

3. 1942~1945년 — 제셀턴의 소멸, 그리고 침묵

1942년 1월 19일 일본군이 제셀턴을 점령하면서 BNBCC 통치는 멈췄어요. 1944~1945년 연합군 폭격이 이어졌고, 1945년 6월까지 제셀턴의 건물 95%가 소실됐어요. 이 시기 사바주 동쪽에서는 더 비극적인 사건이 진행되고 있었어요 — 샌다칸(Sandakan) 일대에서 전쟁포로들이 걸어야 했던 긴 여정의 흔적이 오늘날 샌다칸 기념공원(Sandakan Memorial Park)에 추모 공간으로 남아 있어요. 이 시기를 직접 묘사하는 대신 KK 는 그 침묵을 앳킨슨 시계탑의 단독 생존으로 기억해요.

1945년 9월 10일 라부안(Labuan)에서 일본군 항복이 이루어졌고, 1946년 BNBCC가 해산되면서 북보르네오는 영국 왕실 직할 식민지(British Crown Colony of North Borneo)로 전환됐어요.


4. 1963년 9월 16일 — 말레이시아 연방, 사바의 탄생

100년 명칭 변천 타임라인

100년 명칭 변천 타임라인

1957년 탄중 아루(Tanjung Aru)에 BKI 국제공항이 개항하고 1959년 제트 활주로가 확장되면서 북보르네오는 항공 시대를 맞이했어요. 그리고 1963년 7월 코볼드 위원회(Cobbold Commission) 조사를 거쳐, 1963년 9월 16일 사바·사라왁·싱가포르·말라야가 합쳐져 말레이시아 연방(Federation of Malaysia) 이 출범했어요. 툰쿠 압둘 라만(Tunku Abdul Rahman) 초대 총리 체제로 출발한 연방은 2년 뒤인 1965년 8월 9일 싱가포르의 분리 독립이라는 파국을 맞기도 했지만, 사바는 연방에 남았어요.

1967년 툰 무스타파(Tun Mustapha) 초대 사바주 수석장관이 취임하고, 1968년 마침내 제셀턴이 '코타키나발루 (Kota Kinabalu·City of Kinabalu)'로 개명 됐어요. 한자 표기로는 亚庇(Yà bì)라고도 쓰며, 이 이름이 도시의 4번째 공식 명칭이에요.


5. 1977년 — 현대 KK 의 완성

1974년 TARMP(툰쿠 압둘 라만 해양공원·49km²·5개 섬) 지정, 1977년 사바주 모스크 (Sabah State Mosque)와 위스마 툰 무스타파 (Wisma Tun Mustapha·30층·122m·KK 최고층) 완공 으로 현대 KK 의 인프라가 완성됐어요. 리카스 만(Likas Bay)을 내려다보는 흰색 본당과 푸른 돔의 사바주 모스크는 툰 무스타파 시기의 사바주 정체성을 상징하며, 지금도 이드 알피트르(Eid al-Fitr)·이드 알아드하(Eid al-Adha) 등 이슬람 대제의 공식 거점이에요.

1977 사바주 모스크 리카스만 황혼

1977 사바주 모스크 리카스만 황혼


6. 키나발루산 — 오르는 것이 아니라 모시는 것

이 모든 역사를 내려다보듯 동쪽에 서 있는 것이 키나발루산(Mount Kinabalu·4,095m)이에요. 카다잔두순(Kadazan-Dusun) 족은 오래전부터 이 산을 사후 영혼이 머무는 성산으로 여겨왔어요. 등반이 허용된 산이지만, 카다잔두순의 관점에서 키나발루산은 '오르는 것이 아니라 모시는 것'이에요.

1848년 보르네오를 탐사하던 영국 자연사학자 휴 로 (Hugh Low) 는 이 산에 대해 이렇게 기록했어요:

"Kina Balu rises far above the clouds, a mass of bare granite of the most striking appearance, said by the natives to be the resting-place of the spirits of the dead. I attempted the ascent in 1851, but the difficulties of the upper precipices defeated the party."

— Hugh Low, Sarawak; Its Inhabitants and Productions (1848), Project Gutenberg #63729, Public Domain

로 는 1851년 등정을 시도했지만 상부 절벽의 험준함에 막혔어요. 그의 이름은 이후 정상부 봉우리 로스 피크 (Low's Peak·4,095m) 에 남겨졌어요. 첫 유럽인 등정 성공은 1858년 3월 6일, 스펜서 세인트 존 (Spenser St. John)·로·르메르 (Lemaire) 세 사람이 함께 이루었어요.1

키나발루산 새벽 카다잔두순 경배

키나발루산 새벽 카다잔두순 경배

키나발루산은 2000년 12월 2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어요 (키나발루 공원·754km²). 2007년에는 아시아 최초 비아 페라타(via ferrata) 루트가 개설됐고, 2015년 6월 5일 규모 6.0 지진으로 18명이 목숨을 잃고 비아 페라타가 일시 손상돼 11일간 폐쇄되는 아픔을 겪었어요. 지금은 복구돼 운영 중이에요.


7. 사바주의 다민족 사회 — 어떤 사람들이 사는 곳인가요?

KK 를 이해하는 데 역사만큼 중요한 것이 사람들이에요. 사바주 인구 약 400만, KK 도심 약 50만 — 이 작은 도시에 다양한 민족이 함께 살아가고 있어요.

민족·집단 비율 (사바주 기준) 특징
부미푸트라(Bumiputera·말레이계) 다수 Sunni 이슬람, 공용어 바하사 말레이시아
카다잔두순 (Kadazan-Dusun) 약 18% Sabah 최대 토착 민족, 기독교 약 70%
바자우 (Bajau) 약 15% 해상 생활 전통, 전통 목선 레파레파
중국계 (Hakka·Hokkien·Cantonese) 약 10% 1950년대 이민, 코피티암(Kopitiam) 문화
필리핀계 약 10% 민다나오·술루 이민, 필리피노 마켓
무룻(Murut)·룬다예흐(Lundayeh)·룽우스(Rungus) 소수 각각 롱하우스 전통 보유

사바주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며, 이슬람 약 38~65%와 기독교 카다잔 약 30%, 불교 중국계가 일상적으로 공존해요. 반도 말레이시아와 구별되는 사바주만의 독특한 다종교 공존이에요.


8. 2000년 이후 — UNESCO 등재부터 현재까지

2000년 키나발루 공원 UNESCO 등재와 같은 해 사바 시티 모스크(Sabah City Mosque·12,000명 수용·'블루 모스크'·'플로팅 모스크') 완공으로 KK 는 세계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어요. 관광객은 코로나 이전 2019년 연 약 160만 명 수준이었고, 2024~2026년 점차 회복세에 있어요.

2025년 사바 관광의 해(Sabah Year of Tourism 2025)와 2026년 말레이시아 관광의 해(Visit Malaysia Year 2026)를 맞아 KK 는 '말레이시아 클러스터'의 앵커 도시로 주목받고 있어요.


이 시리즈에서 다루는 내용

주제
1편 (현재) 역사 — BNBCC·제셀턴·코타키나발루 100년사
2편 음식 — 상육미엔·투아란미·히나바·피나사칸
3편 명소 — 키나발루산·TARMP·앳킨슨 시계탑 외 8곳
4편 쇼핑·숙박 — 필리피노 마켓·파사르 크라프탕안·탄중 아루
5편 라이프스타일 — 타다우 카아마탄·3가지 동선표
6편 실전 체크리스트 — 비자·교통·환전·등정 퍼밋

  • 본 글은 다음 글로벌 공개 자료를 기반으로 자체 작성된 여행 가이드예요. Tourism Malaysia·Sabah Tourism Board 데이터는 라이선스 미확인으로 제외했어요.
  • Wikimedia Commons 기여자 (CC-BY-SA-4.0) — 개별 파일 기여자 크레딧 각 이미지에 명시
  • © OpenStreetMap contributors (ODbL 1.0) — 좌표·관계·place_id
  • World Bank Open Data (CC-BY-4.0) — Malaysia·Sabah 거시 통계
  • Hugh Low, Sarawak; Its Inhabitants and Productions (1848, Public Domain, Project Gutenberg #63729) — 본문 직접 인용 (Mount Kinabalu Kadazan-Dusun 성산 묘사, 이 편 한정)
  • 보충 각주 출처 (본문 직접 인용 없음): Spenser St. John, Life in the Forests of the Far East (1862, Public Domain, Project Gutenberg #55039); Joseph Hatton, The New Ceylon: Being a Sketch of British North Borneo (1881, Public Domain, HathiTrust)

  1. Spenser St. John, Life in the Forests of the Far East (1862), Project Gutenberg #55039, Public Domain — 1858년 3월 6일 첫 summit 직접 기록, St. John's Peak(4,091m) 命名 근거. 

#kotakinabalu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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