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시간에는 금속의 부식을 보았습니다. 철의 녹은 산화환원이 금속 표면에서 아주 천천히 이어지는 일이었지요. 그런데 부식에서는 전자 이동을 우리가 따로 꺼내 쓰기 어렵습니다. 산화와 환원이 거의 같은 표면 안에서 맞물려 끝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같은 산화환원을 조금 다르게 배치해 봅니다. 산화가 일어나는 자리와 환원이 일어나는 자리를 떨어뜨려 놓고, 두 자리를 줄로 이어 주면 어떨까요?
전자 이동이 줄 위의 흐름으로 드러납니다. 그 흐름으로 작은 전구를 켜고, 휴대폰을 움직이고, 자동차 시동을 도울 수 있습니다. 이 장치가 전지입니다.
오늘의 한 문장
전지는 산화환원을 두 자리로 나누어 전자가 도선을 따라 흐르게 만든 장치입니다. 그래서 전지는 화학 변화 안의 에너지를 우리가 쓸 수 있는 전기 에너지로 바꾸어 줍니다.
전지를 외울 때는 "전기를 그냥 만드는 물건"보다 "산화환원의 자리를 갈라 전자 흐름을 꺼내 쓰는 장치"라고 생각하면 더 정확합니다.
부식은 한 자리, 전지는 두 자리
지난 글의 부식과 오늘의 전지는 같은 산화환원 지도 위에 있습니다. 차이는 자리입니다.
| 비교 | 부식 | 전지 |
|---|---|---|
| 자리 | 금속 표면의 한 자리에서 맞물림 | 산화 자리와 환원 자리를 갈라 둠 |
| 전자의 모습 | 표면 안에서 이동하고 끝남 | 도선을 따라 흐름으로 드러남 |
| 우리가 얻는 것 | 녹, 녹청, 변색 | 전류, 전기 에너지 |
| 예 | 철의 녹 | 건전지, 자동차 배터리, 휴대폰 배터리 |
전지에는 두 반응 자리가 필요합니다. 이 두 자리를 전극이라고 부릅니다. 한쪽 전극에서는 전자를 잃는 산화가, 다른 전극에서는 전자를 얻는 환원이 일어납니다.
두 전극을 이어 주는 줄은 도선입니다. 전자는 전해질 용액 속을 마음대로 헤엄쳐 다니는 것이 아니라, 바깥 도선을 따라 한쪽에서 다른 쪽으로 이동합니다. 그래서 전구나 작은 장치를 그 길에 놓으면 전자의 흐름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 이름 | 뜻 |
|---|---|
| 전극 | 산화 또는 환원이 일어나는 자리 |
| 도선 | 전자가 지나가는 줄 |
| 전자 흐름 | 전자가 도선을 따라 한쪽 전극에서 다른 전극으로 이동하는 모습 |
| 전해질 | 이온이 움직여 전지 안쪽의 균형을 도와주는 물질 |
중2에서 전해질과 회로를 먼저 만났기 때문에, 오늘의 그림은 갑자기 나온 새 그림이 아닙니다. 이온이 움직일 수 있는 안쪽 길과, 전자가 흐르는 바깥 도선이 함께 있어야 전지 그림이 완성됩니다.

다니엘 전지로 보는 두 반쪽
교과서에서 가장 자주 만나는 기본 전지 모형은 다니엘 전지입니다. 중3에서는 복잡한 전압 계산보다, "산화 자리와 환원 자리를 갈라 놓았다"는 생각을 잡으면 됩니다.
아연이 전자를 잃는 쪽은 산화 자리입니다.
Zn -> Zn2+ + 2e-
구리 이온이 전자를 얻는 쪽은 환원 자리입니다.
Cu2+ + 2e- -> Cu
두 반쪽을 합치면 전자는 양쪽에서 서로 지워지고, 전체 변화만 남습니다.
Zn + Cu2+ -> Zn2+ + Cu
이 식은 "아연이 전자를 내어 놓고, 구리 이온이 그 전자를 받아 구리가 된다"는 뜻입니다. 전지는 이 두 일을 서로 다른 자리에 두고, 전자가 도선을 지나가게 만든 장치입니다.
| 부분 | 전지 안에서 하는 일 |
|---|---|
| 산화 자리 | 전자가 나옴 |
| 도선 | 전자가 지나감 |
| 환원 자리 | 전자가 도착해 쓰임 |
| 전해질 쪽 | 이온이 움직이며 전하의 치우침을 줄임 |
레몬 전지도 같은 생각을 보여 주는 교실 시연으로 쓸 수 있습니다. 레몬즙은 전해질 역할을 하고, 서로 다른 금속 조각은 두 전극 역할을 합니다. 다만 이 글은 집에서 혼자 실험하라는 안내가 아닙니다. 레몬 전지는 교사가 준비한 낮은 전압 시연, 안전한 키트, 또는 영상 관찰로 다루는 것이 좋습니다.

일상 속 전지 — 1차 전지와 2차 전지
전지는 일상에서 크게 두 갈래로 만납니다. 기준은 "다시 충전해서 쓸 수 있는가?"입니다.
| 갈래 | 뜻 | 예 | 기억할 점 |
|---|---|---|---|
| 1차 전지 | 한 번 방전하면 다시 쓰기 어려운 전지 | 망가니즈 전지, 알칼리 전지 | 다 쓰면 분리배출 |
| 2차 전지 | 충전해서 다시 쓸 수 있는 전지 | 자동차 배터리, 리튬 이온 전지 | 방전과 충전을 되풀이 |
방전은 전지가 전기를 내어 놓으며 일하는 과정입니다. 손전등을 켜거나 리모컨을 누를 때 전지는 방전하고 있습니다.
충전은 다시 쓸 수 있는 전지에 전기 에너지를 넣어 상태를 되돌리는 과정입니다. 휴대폰을 충전기에 꽂아 두는 일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여기서 가장 자주 나오는 시험 함정이 있습니다. 1차 전지는 "억지로 충전하면 더 쓸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그렇게 다루면 안 됩니다. 1차 전지를 임의로 충전하면 누액, 가스 발생, 파손 같은 위험이 생길 수 있습니다. 제품 표시와 분리배출 안내를 따라야 합니다.
리튬 이온 전지는 대표적인 2차 전지입니다. 가볍고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휴대폰, 노트북, 전기차에 널리 쓰입니다. 하지만 안전한 껍데기와 보호 회로 안에서만 안전하게 쓰도록 만들어진 물건입니다. 배터리를 분해하거나, 구멍을 내거나, 가열하거나, 두 단자를 직접 연결하거나, 부푼 배터리를 계속 쓰는 행동은 절대 하지 않아야 합니다.
시각 요약 안내
시각 요약은 네 칸이면 충분합니다. 첫 칸은 부식과 전지의 자리 차이, 둘째 칸은 전지 단면과 전자 흐름, 셋째 칸은 1차/2차 전지, 넷째 칸은 배터리 안전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전지는 산화환원을 두 자리로 나누어 전자 흐름을 꺼내 쓰는 장치였습니다. 그런데 전지마다 오래 가는 정도가 다르고, 부식도 마른 곳과 젖은 곳에서 빠르기가 다릅니다.
다음 시간에는 화학 변화의 빠르기 자체를 봅니다. 농도, 온도, 표면적, 촉매 같은 조건이 반응 속도를 어떻게 바꾸는지 만나 보겠습니다.
📖 오늘의 낱말
| 낱말 | 뜻 |
|---|---|
| 전지 | 산화환원을 두 자리로 나누어 전자 흐름을 얻는 장치 |
| 전극 | 전지에서 산화 또는 환원이 일어나는 자리 |
| 도선 | 전자가 지나가는 줄 |
| 전자 흐름 | 전자가 도선을 따라 한쪽 전극에서 다른 전극으로 이동하는 모습 |
| 전해질 | 이온이 움직여 전지 안쪽의 전하 균형을 돕는 물질 |
| 산화 자리 | 전자를 잃는 반응이 일어나는 자리 |
| 환원 자리 | 전자를 얻는 반응이 일어나는 자리 |
| 다니엘 전지 | 아연과 구리의 산화환원을 두 자리로 나누어 설명하는 기본 전지 모형 |
| 레몬 전지 | 레몬즙을 전해질로 쓰는 낮은 전압 전지 시연 모형 |
| 방전 | 전지가 전기를 내어 놓는 과정 |
| 충전 | 2차 전지에 전기 에너지를 넣어 다시 쓸 수 있게 하는 과정 |
| 1차 전지 | 한 번 쓰면 다시 충전해 쓰기 어려운 전지 |
| 2차 전지 | 충전하여 여러 번 쓸 수 있는 전지 |
| 리튬 이온 전지 | 리튬 이온의 이동을 이용하는 가벼운 2차 전지 |
시험 함정 — 1차 전지와 2차 전지를 헷갈리지 않기
| 함정 | 헷갈리는 생각 | 바로잡기 |
|---|---|---|
| 전지 | 전지는 전기를 그냥 만들어 낸다 | 전지는 산화환원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바꾸는 장치입니다. |
| 자리 | 산화와 환원은 전지 안 같은 자리에서 일어난다 | 전지는 산화 자리와 환원 자리를 갈라 두어 전자가 도선을 지나가게 합니다. |
| 전자 | 전자가 전해질 속을 주로 흐른다 | 전자는 바깥 도선을 따라 흐르고, 전해질 쪽에서는 이온이 움직여 균형을 돕습니다. |
| 1차 전지 | 다 쓴 1차 전지도 충전하면 된다 | 1차 전지는 임의 충전 금지입니다. 제품 안내에 따라 분리배출합니다. |
| 2차 전지 | 2차 전지는 아무렇게나 충전해도 된다 | 정해진 충전기와 방법을 따라야 하며, 손상된 배터리는 쓰지 않습니다. |
| 리튬 이온 전지 | 작고 가벼우니 분해해 보아도 괜찮다 | 리튬 이온 전지는 분해, 구멍내기, 가열, 직접 연결을 절대 하지 않습니다. |
| 레몬 전지 | 집에서 혼자 금속과 전선을 꽂아 실험해도 된다 | 교사 준비 시연, 안전 키트, 영상 관찰로 다루는 것이 좋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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